반짝반짝

우체국에서 있었던 일

어제 우체국에서 있었던 이야기다.

내가 택배를 보내야할 일이 있어서 호기롭게 물품을 챙겨서 눈길을 헤쳐갔다. 가, 나, 다 3개의 (물품을 각각 가. 나. 다.라고 부르겠다.) 짐을 4개씩 우체국에 가져가서 4개의 박스를 구매한 다음 가,나,다 한세트씩 1개의 박스에 넣어 택배를 보내는 것이 나의 할 일이었다. 추운 날이었으므로 옷을 꽤 두껍게 입고왔는데, 이제 택배를 보내려고 하다보니 땀이 나기 시작하는 것이다. 박스를 일단 사기로한다. 박스는 무사히 샀다. 그리고 포장을 하려고 하는데, 어떤 여성분이 무표정으로 말을 건다. 박스 구매하는 키오스크에 내 카드가 꽂혀있어서 자동으로 결제가 되었다고 한다. 오 이런. 늘 있던 실수, 새로운 피해. 핸드폰을 보니 다른 사람의 박스값이 결제되어있었다. 내 계좌번호를 알려준 다음, 환불받았고 그 여성분은 기분이 나빠보였으므로 사과를 건넸다. 그리고 내 포장을 시작했다. 땀이 나기 시작해서 옷을 벗어 빈 의자에 두었다. 그래 잘 해보자. 박스 4개를 싸는데 한번은 '가'를 2개씩 넣어서 포장한 박스를 다 체크했고 또 다시 포장을 하다보니 '다'가 없어서 또 2개씩 넣은 박스를 찾아서 또 한번 박스를 다 뜯어내야했다. 그러는 동안에 땀이 더 났다. 그리고 박스크기가 너무 딱 맞아서 넣는데 모양이 예쁘지 않았고, 조금씩 구겨지기도 했다. 그리고 처음 생각을 잘 못해서 종이 완충재를 받았음에도 비닐 완충재를 한번 더 마는 바람에 지구에도 좋지 않게 재료를 쓰게 되었다. 아깝다. 아깝지만 4명이 한팀인데 똑같이 싸야지 어떡해. 짐이 많다보니까 테이블이 난잡했고, 어떤 아저씨는 내 완충재를 가져가서 제것이라고 하고 다시 가져와야했다. 주소를 쓰는데 한 다섯번은 틀려서 찍찍 긋고 다시 적었다. 땀이 난다. 땀이 뚝뚝, 떨어진다. 한 네방울 정도 떨어졌다. 난 다행히 손수건이 있어서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았다. 그랬다. 우체국에서 있었던 이 일로, 난 아직 정신이 많이 없구나 싶었다. 아직이라고 하기엔 이런 정신없는 나를 어떻게 변화해야할지, 그 어떤 노력도 안하고 있는 듯하다. 아니다. 글을 쓰고 있으니, 노력은 하고 있는 거겠지. 우체국에서 업무를 다 마치고 돌아오는데 1시간이 걸렸다. 뭐에 홀린 것 같았다. 나를 위로하고자, 1층 편의점에서 보성녹차를 사서 마셨다. 이게 마치 약처럼 날 낫게 해주기라도 할 것처럼 차분하게 꿀꺽꿀꺽 보성녹차를 마셔 삼킨다.

왜 이럴까. 정신이 없어서 글을 쓴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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